인천시가 매년 1천억 원 이상의 혈세를 투입해 운수업체의 적자를 메워 주고 있는 버스 준공영제의 구조를 개선하고, 재정 절감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9일 교통건설국 행정사무감사를 열고 인천 시내버스 준공영제로 인해 지자체 재정 부담 및 버스업계의 경영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다수 제기했다.
시가 버스업체에 지급한 준공영제 지원금은 2010년 446억 원에서 2021년 추경 포함 1천923억 원으로 급증했다. 시는 내년도 본예산에 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금 명목으로 1천988억 원 반영을 요청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재정 지원의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재정건전성과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근 사모펀드가 인천지역 시내버스업체 6곳을 연이어 인수하면서 배당금을 50억 원 이상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6개 업체가 운영하는 노선은 총 31개로, 올해 시에서 지원받은 적자보전 재정지원금은 370억 원에 달한다.
박성민(민·계양4)의원은 “수익을 쫓아가며 배당금을 지급하는 사모펀드가 투자를 할 정도의 버스회사인데 수백억 원의 적자가 발생해서 인천시가 혈세로 지원해 주는 상황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인천시가 각 운수회사 운영에 대한 관리·감독을 통해 재정지원금을 과다 지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가 운송수입금을 제외한 외부 수익에 대한 관리 권한을 행사하지 못해 재정 지원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난해 인천지역 버스업체의 광고수익은 총 30억9천만 원이 발생했지만 이는 인천시버스수입금공동관리위원회가 아닌 인천운송사업조합과 자동차노동조합 인천지부에 귀속된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먼저 실시한 서울시와 경기도 등이 시내버스 광고비를 운송수입금으로 분류해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2019년 이후 논의가 지지부진한 버스요금 인상안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시는 2019년 관련 용역을 진행해 현재 버스 요금 1천250원에서 200원을 올리면 요금수입은 425억 원이 증가하고, 250원을 올리면 530억 원의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당시 시는 시민 부담 가중을 이유로 요금 인상을 보류한 뒤 추가 논의가 없는 상황이다.
유세움(민·비례)의원은 “동결된 요금 때문에 혈세가 투입되거나 시민이 인상된 요금을 부담하거나 두 가지 모두 결과적으로는 똑같다”며 “인상된 요금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해 공감대를 형성해서 요금인상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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