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구 유권자 “즉각 사퇴하라”
“10년 지나도 기억” 분노 되새겨
현수막에 근조리본 붙이며 항의
10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윤상현 의원 인천사무실 앞 가로수에 걸린 사퇴촉구 현수막. 2024.12.10/유진주기자 [email protected]
국민의힘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 국회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했음에도 주민들은 1년 뒤에 다 찍어줬다’는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인천 지역사회에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사회대전환·윤석열정권퇴진 인천운동본부(이하 인천운동본부)는 10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윤상현 의원 인천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공범 국민무시 윤상현 의원은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8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야 재섭아, 나도 박대통령 탄핵 앞장서서 반대했어. 끝까지 갔다. 그 때 나 욕 많이 먹었어. 그런데 1년 후에는 ‘다 윤상현 의리있어, 좋아.’ 그 다음에 무소속 가도 다 찍어주더라”라며 김재섭 의원과 나눈 대화를 밝혔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박인규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공동대표는 “헌정의 혼란 중단 상태를 빨리 회복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헌법이 정해놓은 탄핵”이라며 “국민들 마음 속에서 윤석열은 이미 탄핵됐다. 그것을 확인하는 절차만이 남아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윤 의원을 향해 “독재자 전두환의 사위로 시작해 돈과 권력만을 바라보면 화려한 부역과 배신으로 더러운 길만 걸어온 당신이 그나마 국민과 인천시민들에게 속죄하는 길은 이제 하나밖에 없다. 탄핵에 동참하는 길”이라며 “우리는 비장한 마음으로 경고하고 명령한다. 국회의원 윤상현은 탄핵에 동참하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미추홀구 주민들이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박재향(48)씨는 “이번 탄핵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다른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윤석열은 대통령 자리에 1초도 더 있어선 안 되는 사람이고 탄핵이 유일한 답”이라고 말했다.
고3 딸을 두고 있다는 노현옥(46)씨는 윤 의원에 대해 자녀와 나눈 문자 내용을 소개하며 “딸에게 사람은 겉만 보고 믿어선 안 된다고 답장을 하며 어른으로서 너무 부끄러웠다. 그래서 이곳에 왔다”며 “박근혜를 누나라고 불렀던 윤 의원. 누나 탄핵을 반대해 의리가 있는 윤 의원. 당신이 저지른 행동과 말은 당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1년이 지나고 10년, 20년이 지나도 (당신의 만행을) 기억하겠다. 당신을 미추홀구 주민들은 이미 사퇴시켰다. 당신은 아웃이다. 사퇴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10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윤상현 의원 인천사무실 앞 가로수에 걸린 사퇴촉구 현수막에 시민이 근조리본을 걸고 있다. 2024.12.10/유진주기자 [email protected]
기자회견을 낭독한 정세일 비상시국회의 대표는 “(윤 의원은) 지난 3일 대통령 탄핵은 안 된다는 내란공범 입장을 SNS에 게시하더니 이제는 국민을 무시하는 막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인천시민과 미추홀구 유권자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 미추홀구 유권자들을 개·돼지로 보는 윤 의원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윤 의원이 유권자들에게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지 않는다면 인천시민들의 힘으로 윤 의원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발언 이후 윤 의원 사무실 앞 가로수에 ‘내란공범 국민무시 윤상현의원 즉각 사퇴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이어 현수막에 사퇴를 촉구하는 문구를 적은 빨간 스티커와 근조 리본 등을 부착하며 항의 행동을 펼쳤다.
이들은 인천지역의 또 다른 국민의힘 국회의원인 배준영(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의원 사무실에서도 1인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윤 의원은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1년 후 국민은 또 달라진다’고 언급한 발언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끝까지 책임지고자 노력했던 저의 충정을 소개한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며 주민들이 제 충정을 인정해 주셨고 당적을 떠나 무소속으로 나왔는데도 선택해주셨다는 내용으로, 진심어린 정치 행보가 결국 국민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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