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인천 대청도 옥죽동 해안사구 일대. 해안사구의 특징인 고운 모래는 사라지고 풀만 무성히 자랐다. /인천시 제공 |
인천시가 소멸 위기에 놓인 인천 대청도 해안사구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6일 인천시에 따르면 ‘대청도 옥죽동 해안사구 보전 방안 수립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용역비 1억8천만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한 상태로, 인천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 심의만 남겨두고 있다.
대청도 해안사구는 북서쪽 해안모래가 북서풍에 날려 형성된 ‘미니 사막’이다. 2008년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당시 면적이 66만㎡(식생 피복 포함)에 달할 정도로 우리나라 해안사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식생 피복은 나무나 풀 등 식물로 덮인 구역을 말하는데, 고운 모래 언덕이 핵심인 대청도 해안사구 특성상 식생 피복은 경관 훼손으로 이어진다.
2008년 66만㎡서 2015년 16만㎡로
방풍림·모래보강사업에 훼손 분석
‘보전방안 수립 용역’ 예산안 반영
인천시는 올해 초 대청도 해안사구 모니터링 용역을 실시해 현황을 살펴봤다. 모니터링 용역 결과, 식물이 자라나지 않은 온전한 사구(식생 피복 미포함) 면적은 약 5만3천㎡인 것으로 조사됐다. 온전한 사구 면적만을 파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시는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식생 피복을 포함한 면적도 파악했는데, 2015년 기준 16만289㎡로 추정됐다. 과거 66만㎡보다 75%가량 줄어든 면적으로, 7년이 흐른 지금은 면적이 더 감소했을 것이라는 게 인천시 판단이다.
인천시는 해안사구 면적이 소멸된 이유로 ‘방풍림(소나무 숲)’을 꼽고 있다. 모래가 날려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끼친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20여 년 전부터 해안사구 일대에 방풍림이 조성됐다. 인천시는 당시 해안사구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심은 나무 탓에 모래가 쌓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래보강사업’도 대청도 해안사구 경관을 해친 요인 중 하나다. 옹진군은 해안사구 모래 유실 방지 대책 중 하나로 외부에서 모래를 퍼나르는 모래보강사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돌과 식물 씨앗 등이 유입돼 고운 모래 지형이 특성인 해안사구의 경관이 훼손됐다는 게 인천시 분석이다.
인천시는 ‘모래의 자연스러운 퇴적’을 핵심 목표로 잡고 보전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마을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다양한 풍향·풍속, 지형 등의 데이터를 반영해 충분한 모델링(시뮬레이션)을 거쳐 최적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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